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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다발성경화증의 어제와 오늘
2. 다발성경화증 진단, 이것만은 기억하자
3. 다발성경화증, 어떻게 치료하나
4. 다발성경화증, 난치 극복을 위한 노력
김광국
울산의대 신경과 교수
 

다발성경화증은 뇌, 척수, 간뇌, 소뇌, 시신경으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만성질환으로, 환자의 건강한 뇌세포와 주변조직을 CD4림파구를 포함한 염증세포가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뇌염증, 탈수초병변, 뇌조직의 경화증 및 퇴행변화 등이 생기면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 증상이 시작될 때, 대부분의 환자들(80%)은 한군데의 뇌병변에 의한 증상과 징후를 나타내거나 호소한다. 갑자기 캄캄해지고 눈이 안보인다거나, 얼굴감각이 이상하거나 안면마비 혹은 물체가 둘로 보이고, 하지 및 상지 감각이상과 마비장애, 대소변 장애 등을 호소한다. 또한 국소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는데, 고개를 숙이거나 뒤로 펼 때 팔다리 밑으로 전기 통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Lhermitte 증후군)거나, 손이나 발이 수분간 여러 차례 경직되거나 힘은 있으나 한 손을 잘 쓸 수 없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시신경염, 뇌간병변, 국소 척수염, 뇌병변으로 인한 증상과 징후로 적어도 24시간 이상 지속되고 뇌 MRI에서 잘 설명되는 탈수초성 병변이 있을 때, 임상적으로 독립된 증후군(Clinically isolated syndrome, CIS)이라고 부른다. 이들 대부분은 스테로이드에 치료가 되고 수일 혹은 수주 후에 증상이 없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초기 발병(CIS)이라도 뇌병변의 일부 축삭 손상이 지속적으로 남는다는 연구보고(그림 1)와 대부분의 CIS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발성경화증으로 진행된다는 임상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초기 다발성경화증 환자에서도 뇌세포의 손상을 짐작할 수 있는 N-acethyl Aspartate (NAA)/Creatine비가 감소된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조기 즉, 처음 발병(CIS)할 때부터 염증 치료 및 뇌축삭 손상이 진행되는 퇴행성 치료를 하는 것이 다발성경화증의 예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베타인터페론 등을 이용한 연구가 3~7년 동안 이뤄졌다.
CIS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 맹검 방법으로 베타인터페론(1-a)을 위약과 비교한 검사(CHAMP, ETOMS 임상연구)에서 다발성경화증으로 진단되는 시기를 늦출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그림 2)를 보였다. 또 베타인터페론(1-b)을 CIS 때부터 사용한 경우와 2년 후 혹은 다발성경화증으로 확진된 후 늦게 사용한 경우를 5년간 비교하였을 때(BENEFIT 임상연구) 조기 사용시 다발성경화증의 확진 위험률을 37% 감소시키고 2년 이상 진단을 지연시켰다. 매년 재발률을 떨어뜨리고, 일정한 장애상태에 이르는 시간도 2년 이상 길어졌다. 인지장애의 정도도 훨씬 감소하였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통하여 CIS때, 초기발병 때 면역 조절약물을 일찍 사용하는 것이 누적되는 뇌병변의 진행을 줄이고 장애의 정도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예후가 나쁜 CIS인 경우에는 조기치료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세계다발성 경화증의 날(5월 27일)을 맞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와 한국다발성경화증환우회가 공동으로 ‘국내 다발성 경화증 환자 현황 조사’를 지난 4월 16일부터 29일까지 17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에서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 다수가 질환을 전혀 예상하지 못해 확진까지 많은 시간과 어려움을 겪고 조기 치료를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진단 전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질환을 들어본 적이 없고, 환자의 47%가 정확한 병명을 진단 받기 전까지 3개 이상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일반인의 사회적 인식 전환이 시급함이 드러났다. 증상 초기에는 ‘허리디스크 및 척수염’, ‘신경성 통증 및 마비’, ‘시력 이상’ 등으로 의심하다가 다발성 경화증으로 최종 진단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증상을 처음 느낀 시점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는 평균 2년 5개월이 걸렸고, 평균 3개의 병원을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확진을 받기까지 총 5개 이상의 병원을 방문한 비율도 17%에 달했다. 그리고 진단 전 방문한 병원/과의 종류도 다양했는데,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종합병원 신경과를 제외하고 한의원, 안과, 내과, 정형외과도 높은 방문 수위를 나타냈다.
면역 조절 제제 등으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다발성 경화증의 진행과, 재발을 낮추고 뇌의 병변을 호전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환 인지도가 너무 낮아 환자 대부분이 조기 진단을 받지 못해 더 큰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인식 전환 및 질환 정보 확산이 필요하다.
조사응답자의 86%가 다발성 경화증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동의했으며, 가장 필요한 정보로는 질환에 대한 정보(52%)와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정보(35%)를 꼽았다. 또한 다발성 경화증과 관련해 가장 선호하는 정보 전달 채널로는 환자 및 가족·보호자를 위한 질환 안내 책자,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상담교실, 신문·TV·잡지 등 대중매체, 전문의 강의 및 세미나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발성 경화증, 행복한 동행’과 같은 질환 캠페인을 통해 가장 필요한 질환 정보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다발성경화증의 진단은 환자에게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중하고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고 환자 개개인에 맞추어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인지장애와 정신과적인 문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언이 필요하다.
이 질환으로 인해 우려되는 사항에 대한 질문에는 ‘앞으로의 재발 가능성(80%)’이란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직업 유지 및 획득(62%)’, ‘원만한 일상생활 영위(61%)’, ‘외출·운동·산책 등 원활한 바깥 활동(54%)’, ‘장기적인 치료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52%)’ 등이 뒤를 이었다.
2009년 7월 중순 이후 희귀질환 보험 적용이 확대돼 환자의 약값부담이 줄고, 장애가 심할 경우 국가에서 지원하는 보조도 많이 증가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이란 병은 조기진단이 필요하고 또한 다른 질환과 정확한 감별도 필요한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충분히 경험이 많은 신경과 전문의가 환자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더욱 간단하고 편리한 면역조절약물들이 꾸준히 개발되어서 재발을 없애거나 줄이고, 치료를 잘하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아 직장생활, 가정생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수준까지 예후가 더 좋아질 수 있다. 이러한 중추신경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인식전환 또한 필요하다. ■

다발성경화증, 난치 극복을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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