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유지영] “국회의원 3명한테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 쓰고 있다. 열린우리당 1명, 한나라당 2명한테” “연말정산도 ○○○ 국회의원이 대체법안 만들기로 했는데 맨 입으로 하냐? ○○○의원에게 1,000만원 현찰로 줬다”, “골프접대하고 복지부에 있는 사람들 거마비 집어주고 했는데 그걸 먹고 딴소리 한다”는 등 의협 장동익 회장의 육성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KBS는 지난 23일 9시 뉴스 등을 통해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던 의협이 국회의원과 공무원 등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의혹을 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집중 보도했다.

이날 KBS 9시 뉴스에서 공개된 장동익 회장의 육성 녹취록에 따르면 장 회장은 “국회의원 3명한테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 쓰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 의원 1명, 한나라당 의원 2명에게”라고 말했다.


<장동익 회장의 육성 녹취록을 공개한 KBS 뉴스 화면>

장 회장은 특히 “연말정산도 모 국회의원이 대체법안을 만들기로 했는데 그 사람이 맨입에 하느냐”며 “연말정산 때문에 모 국회의원에게 1,000만원을 현찰로 줬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에서는 장 회장에게 1,000만원을 현찰로 받은 국회의원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만약 정치자금을 받은 의원의 실명이 공개될 경우 의협은 물론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KBS는 “의협이 국회의원 뿐 아니라 보좌관에게도 집중로비를 폈다”며 “카드까지 해가지고 ○○○ 총무가 가서 한나라당 보좌관 9명을 완전히 우리 사람을 만들었어요”라고 말하는 장 회장의 발언을 공개했다.

더욱이 KBS는 복지부 공무원에 대한 로비설도 지적했다.

“복지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골프접대하고 거마비도 집어주고 했는데 그걸 먹고 또 딴소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장 회장 육성이 공개된 것.

KBS는 “이는 의협 장동익 회장이 지난달 31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강원도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밝힌 내용”이라며 “현행 선거법에는 법인과 협회 등의 단체가 정치자금을 낼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장동익 회장은 정치인에게 낸 후원금이며, 일부는 영수증 처리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동익 회장은 KBS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는 정치인에게 낸 후원금이며, 15년전부터 그렇게 해왔다. 영수증 처리를 한 것도 있고 개인이름으로 한 것도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의협에 직원들이 있지 않느냐”며 “부회장, 이사 등 이런 사람들의 이름으로 나눠 후원한 게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 회장의 이러한 해명도 불법이기는 마찬가지.

KBS는 11시부터 방송된 뉴스라인에서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법에 따라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의협이 편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한 꼴이 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의협의 이번 정치로비 파문은 의협은 물론 협회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거나 접대를 받아온 정부 및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상당기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건이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것이라는 점에서 의협은 물론 협회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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