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世紀)의 의약품 - ‘아스피린’

http://www.koreahealthlog.com/attach/20100427_teveten.

기원전 2세기 메소포타미아의 설형 문자판에는 두통의 증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머리에 불이 치솟는 것 같고 관자놀이에 통증이 생기고, 고통스러워서 눈이 침침해지고 충혈 되며 눈물이 떨어지는….”

수많은 종류의 통증은 인류에게 있어 과거나 현재 모두 고통스럽기는 매한가지.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이엘사의 ‘아스피린’이 만들어지면서 점차 인류가 겪게되는 그 고통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아닐까?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Ⅱ호의 승무원에게 지급됐고 폭스바겐, 로켓과 함께 독일 3대 발명품으로 손꼽히는 약, 전세계 인류가 하루에 1억 알을 복용하고 연간 600억알 이상이 소모되며,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 ‘아스피린’(Aspirin)이 궁금하다.

아스피린의 기원, ‘버드나무’

아스피린의 역사는 버드나무 껍질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버드나무 껍질이 해열, 진통, 소염 효과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서구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발견하기 훨씬 이전, 기원전 1550년에 만들어진 파피루스에서도 기록을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버드나무의 효능은 민간요법으로는 널리 사용됐으나, 중세의 의사들에겐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당시 약전에서도 관련 기록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오랜 세월 이 자연 치료법은 서서히 잊혀지고 있었다.

하지만 1763년 영국의 성직자 에드워드 스톤에 의해 이 자연 치료법은 다시 부활하게 된다.

그는 열이 있는 50명의 환자에게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을 처방한 실험의 성공을 런던 왕립학회에 보고한다. 그의 처방은 마른 버드나무 껍질 분말을 물, 차와 약간의 맥주에 녹인 것.

이처럼 버드나무의 해열, 진통, 소염과 같은 효능은 1830년대 버드나무 껍질에 들어있는 ‘살리실산’(Salicylic acid)이라는 물질 때문인 것으로 밝혀진다.

살리실산의 명칭은 버드나무의 라틴어인 ‘salix’에서 유래한다. 이어 마부르크 대학의 헤르만 콜베는 1854년 살리실산을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 1859년에 그 구조를 밝혀냈다. 마침내 1874년부터 살리실산이 공업적으로 대량생산되면서 저렴한 가격의 진통해열제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다.

효심으로 만들어진 아스피린

하지만 살리실산은 지나치게 쓴맛이 나고, 복용 시 구역질이 나며, 처방이 반복될 시 소화기관이 손상돼 장기 복용을 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살리실산의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효능은 동등한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 아스피린의 화학명)을 개발한 사람이 바로 바이엘사의 호프만 박사이다.

호프만 박사는 1897년 8월 10일 아세트산을 이용해 살리실산을 아세틸화 시킴으로써 화학적으로 순수하고 안정된 형태의 아세틸살리실산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혹자는 호프만 박사의 아스피린 개발이 그의 아버지에 대한 효심에서 출발했다고 주장한다. 호프만 박사의 아버지는 중년이 지나면서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으며, 당시 유일한 치료제인 살리실산을 처방 받고 있었으나, 맛이 좋지 않고 소화불량과 같은 부작용이 심해, 제약회사에 다니던 아들에게 새로운 약을 구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호프만 박사가 연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초의 아스피린은 분말 형태로 판매됐으며, 약사는 이를 1그램 단위의 종이봉투에 담아서 판매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객들이 원래의 약제가 다른 물질로 오염되었다는 항의가 들어오면서, 지금의 알약 형태의 아스피린이 나오게 됐다.

한편, 흥미로운 점은 아스피린의 발명자인 호프만 박사는 헤로인(Diacetylmorphin)의 발명자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호프만 박사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합법 의약품과 불법 의약품을 동시에 개발한 사람이란 사실!

아스피린의 어원

아스피린(Aspirin)이란 이름은 1899년 1월 23일 탄생했다. ‘A’는 아세틸을, ‘spir’는 톱니꼬리 조팝나무(Spiraea ulmaria)로부터 얻은 조팝나무산(spiraeic acid)을 의미하는데, 이는 화학적으로 살리실산과 일치한다. 한편으로는 두통의 수호신이며 나폴리(Naples)의 주교인 성 아스피리누스(Saint Aspirinus)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도 전해진다.

이와 같은 아스피린은 새로운 약품 개발 자체에만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니라 그 이름에서도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아스피린은 아세틸살리실산에 기반 한 진통제 일반을 의미하는 ‘보통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20세기를 지나 21세기까지

1918년 스페인 독감(전세계적으로 2천만명 사망), 1957년 아시아 독감, 그리고 1968년 홍콩 독감(1만명 사망) 등 인류에 닥친 위기를 통해 아스피린은 세계적인 상품이 되었다. 물론 아스피린이 독감을 낫게 할 수는 없지만 높은 열을 낮추고, 두통을 가라앉혀 인간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사실만큼은 그 누구도 쉽게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판매된 지 100년이 훌쩍 지나버린 아스피린은 진통, 해열, 소염 효과 외에도 치통과 류머티스 관절염은 물론, 더 나아가 최근까지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예방약으로 복용할 경우 치매, 심근경색, 뇌졸중, 결장암 까지도 그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스피린! 지난 20세기를 거쳐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이 ‘세기의 약’의 명성을 앞지를 만한 신약이 나오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듯하다.■

정희석 기자 leehan2@

전문가의견오동주 교수 (고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아스피린은 혈소판 응집을 저해, 혈관폐쇄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어 이를 통한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의 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인 약이다. 또한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그 효과는 상당히 좋은 약이다.

주의할 점은 아스피린이 위궤양이나 뇌출혈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장기적인 아스피린 복용자가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출혈 시 아스피린의 혈액항응고작용이 지혈을 방해, 위출혈 및 뇌출혈 등을 진전시킬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심장병 진단을 받은 환자, 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많은 환자에게만 권하고 있다.

전문가의견이재웅 교수 (한양대 구리병원 순환기내과)

아스피린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발생을 1, 2차 적으로 예방하는데 가장 객관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약제이다. 또한 비용 대 효과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타 약제보다 우위를 점한다. 1일 1회복용으로 영구적인 혈소판 응집억제력이 있기 때문에 투약이 비교적 간편하다.

아스피린의 중요한 부작용은 위장관 장애로서 위, 십이지장의 궤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위장관 출혈의 발생률을 유의하게 증가시킨다. 이는 용량이나 서방형 제제와 같은 약제의 형태와도 연관성이 적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스테로이드를 투여 받고 있는 환자에 있어 주의를 요한다. 또한 warfarin같은 항응고 약물이나 다른 혈소판응집 억제제을 병용 시 출혈 경향이 더욱 증가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담당PM한마디 : 강경호 PM(바이엘사)

106년의 전통을 가진 아스피린은 진통소염제로 시작해서 심장병, 뇌졸중, 암까지 새로운 효과 및 효능이 현재에도 계속 발견되고 있어 세기의 ‘만병통치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스피린은 복용되는 용량에 따라 다른 효능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아스피린 500mg은 해열진통작용이 있는 단일제재로 10분내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아스피린 100mg(상품명 : 아스피린 프로텍트)는 아스피린의 혈액항응고작용을 이용해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 심장병에 대한 예방차원에서 복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심근경색 외에 뇌경색에도 새로운 적응증을 추가해 약물의 광범위한 효과가 국내에서도 인정받은 바 있다.

성분 : Acetylsalicylic acid

용량/보험코드 : 500mg 20원/정 W20280091

복용 : 1일 2~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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