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이승우] <인터뷰>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 윤현덕 과장

최근 정부가 확정·발표한 제2차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의 수립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곳이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라 할 수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여러 가지 논란과 관련, 복지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Q.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의 목표는?

- 궁극적인 목표는 한의약의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다. 1차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이하 1차 계획) 계획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인프라 조성에 중점을 두고 계획을 세웠다.

2차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이하 2차 계획)은 좀 더 실질적인 계획들을 포함시켰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한의약의 안전성 확보 측면이며,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을 위한 한의학적 대책을 모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Q. 1차 및 2차 계획 수립과정이 부실해 보이는데?

- 1차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한의학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한의학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복지부 등 관련 정부부처들이 협의해서 1차 계획을 세웠다. 관련 공청회를 통해 각계의 의견도 수렴했고, 최종적으로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의 심의도 거쳤다. 2차 계획도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Q. 1차 계획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듯하다.

- 1차 계획에 대한 평가는 각 추진과제들의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팩트’를 근거로 해서 도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총 38개의 추진과제 중 4개 과제는 정상적으로 완료됐으며, 30개 과제는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4개 과제는 약간 미흡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있다.

평가결과에 대해 심의위 위원들도 별다른 이견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평가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며 추진과제들에 대한 효율성 평가는 따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Q. 심의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 1차 계획 추진 과정에서 한 차례 심의위 회의가 있었고, 2차 계획 심의를 위한 회의도 한 차례 있었다. 심의위원들 사이에서도 심의위 회의를 좀 더 자주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Q. 심의위 위원 구성에서 의료계 인사가 배제된 이유는 무엇인가?

- 의료계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지만, 심의위 위원 구성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물론 한의계, 한의학계, 약계, 보건정책연구기관, 소비자단체 등이 골고루 참여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관련성이 적기 때문에 위원으로 위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Q. 2차 계획 예산규모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 기본적으로 한의약 육성을 위해 필요한 분야를 총체적으로 포함해 계획을 세우다보니 그 정도 예산이 필요하다는 추계가 나왔다. 한의약 분야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다소 공격적으로 계획을 수립한 측면도 있다.

현대의학 분야에 대한 지원은 각 사안별로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2차 계획의 예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커 보일 수 있다. 예산규모에 대한 생각은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본다.

Q. 한약(재) 관리 분야의 예산 증액 폭이 특히 높은 것은 왜 그런가?

- 수치상으로 보면 예산이 200배 이상 늘어났으니,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국민들의 한약(재)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약해 한약(재) 소비가 촉진되지 못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안다.

Q. 현대의학 영역을 침범할 우려가 있다는 의료계의 우려가 있는데.

- 한방 불임치료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은 저출산, 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한의약적 측면의 대책을 고민하면서 나온 계획이다. 현재 많은 불임환자들이 한방치료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한방치료가 불임에 효과가 있다는 경험적 성과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못했다. 따라서 경험적 성과에 대한 과학적 입증이 가능한지를 확인해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아직 계획 추진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의학은 기본적으로 과학적 기반을 통해서 확립됐고 한의학은 경험적 치료결과를 기반으로 형성됐다. 두 학문은 기본적으로 원리가 다른 영역이다. 한의약의 과학화는 한방의 경험적 치료효과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과학적으로 규명한다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한의약의 과학화가 현대의학영역을 침해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Q.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은 앞으로도 계속되나?

-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은 한의약육성법에 근거해서 추진되고 있다. 한의약육성법이 폐지되지 않는 한 3차, 4차 계획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Q. 의료계에 바라는 점은?

- 우리나라는 의료가 이원화되어 있는 나라다. 현대의학과 한의학이 하나의 의료체계 안에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현대의학만 지원하고 한의학은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을 의료계가 인정해 줬으면 한다.

의학계가 한의학계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에서는 정부의 한방 지원책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현대의학도 한의학도 모두 중요하다. 서로 장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국민건강을 위해서도 발전적인 모습일 것이다.

이승우 기자 potato73@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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