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청년의사] 병원군별 전공의 총정원제(이하 총정원제) 시범사업이 마무리 단계다. 전공의 수련제도와 관계된 부분이기 때문에 수련병원 관계자들만의 관심사일 뿐이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앞으로 총정원제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의료계 전체의 관심사로 부상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사업을 진행한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전공의 수급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입장이다. 가톨릭의료원 산하 8개 병원 중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 중소규모의 병원이다. 여느 중소 수련병원과 마찬가지로 인턴 및 전공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서울성모병원과 총정원제로 묶이면서 수급 불균형은 사라졌다.

서울성모병원은 소위 빅5 병원 중 하나다. 뛰어난 시설과 더불어 훌륭한 임상의사들이 근무한다. 자연스럽게 의대생들이 선호하는 수련병원 중 하나다. 과거에는 서울성모병원 모집인원이 한정적이었기에 경쟁에서 밀린 지원자는 재수를 하거나 군미필자의 경우에는 군입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합격의 문이 넓어졌다. 총정원제 덕분이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재수나 군입대 등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 발생 가능성이 줄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의료원 입장에서도 지원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었다. 이 부분만 보면 모두가 승자인 시범사업이다. 복지부가 나름 의미 있게 시범사업을 평가하는 이유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전공의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병원마다 교육환경이 너무나 달라 체계적인 교육이 어렵고 또 여러 병원을 옮기다 보니 병원마다 다른 환경을 적응하는 것 자체도 힘들다.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도 불만이 있다. 아무리 표준화시킨다고 해도 의학은 일정 부분 도제식 수업이 필요한데 손발을 맞춰 놓으면 전공의가 바뀌다보니 제대로 수련이 안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총정원제를 확대할 경우 이를 적용할만한 의료기관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는 대형병원이라는 점도 걱정꺼리다. 전공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해 일부 과들이 수련을 함께 받아 전공의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지만 총정원제가 비인기과 전공의 수급에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복지부는 일단 총정원제 시범사업을 연장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공의 교육 문제 해법을 찾고 모병원의 불만을 조율하겠다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하다. 2013년 전공의 모집 계획을 감안하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은 한 달 남짓이다. 단순히 전공의 수급문제 해결책하기 위해 총정원제를 바라봐서는 안된다. 전공의가 피교육자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없다면 ‘실패’를 인정하고 사업을 접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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